버려지는 감귤박을 버섯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마다 수입 배지 원료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감귤박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감귤주스를 만들고 난 뒤 버려지는 껍질과 부산물인 감귤박을 버섯을 키우는 배지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감귤은 한해 노지에서 생산되는 45만t 가운데 20%인 9만t 정도가 주스 등 가공용으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5만t 내외의 감귤박이 발생한다. 감귤박의 해양투기가 금지되면서 연 12억원 상당의 처리비용이 들고 지금은 일부만 가축사료 원료로 무상 제공되고 있다.
농진청은 버려지는 감귤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이와 동시에 버섯 배지 원료 수입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감귤박을 버섯 배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배지는 톱밥ㆍ쌀겨 혼합 영양분인데, 우리나라는 배지 원료의 61%인 11만t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감귤박은 가공 과정에서 즙을 짠 뒤 그대로 배출하기 때문에 함수율이 85%로 높고 수소이온농도(pH)가 낮아 활용도가 제한적이지만, 비타민씨ㆍ플라보노이드ㆍ카로티노이드ㆍ펙틴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버섯 배지에 감귤박을 5% 정도 첨가해 배지를 만든 뒤 느타리ㆍ새송이를 각각 재배했다. 그 결과 감귤박 배지에서 재배한 느타리의 수량은 1병당 151.4g으로 기존 배지(146.4g)와 비슷했으며, 균사의 배양 속도나 버섯이 자라는 생육 일수 역시 기존 배지와 차이가 없었다.
새송이를 감귤박 배지에 재배했을 때도 수량은 1병당 193.2g으로 기존 배지(195.1g)와 비슷했고, 배양 속도와 생육 일수 모두 기존 배지와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감귤박을 첨가한 버섯 배지에서의 균사 배양과 수량ㆍ특성이 안정적임을 밝혀 감귤박을 버섯 배지에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3년부터 현장실증 연구를 통해 느타리ㆍ새송이뿐 아니라 표고 등 다른 버섯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감귤박에 포함된 기능성 성분이 버섯 자실체(사람이 먹는 부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해 기능성 버섯 재배의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장갑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협업해 감귤박의 배지 자원화 시설 구축 등 정책지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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